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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사진 속 사랑

이방인 시편
흑백사진 속 사랑

장성호

서초 고속도로변 오솔길
앙상하게 뼈만 남은 숲속의 여인
하염없이 그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그 옛날 그는 아무도 몰래 그녀 곁에 다가와 서로 말을 섞으며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
그는 오랫동안 혼자 외로웠다며 붉은 심장이 멎을 때까지 함께 있자며 끝없이 속삭였다
그녀는 그를 가슴으로 뜨겁게 받아들였다
찬 바람이 불어오자마자 그는 플랫폼에서 떠나가는 기차처럼 홀연히 그녀 곁을 떠나갔다
그녀는 밤마다 울면서 가슴 뛰도록 지난 추억이 녹아 있는 이미배의 노래 '흑백사진 속 사랑'을 목메어 불렀다
찬 바람이 잦아지면 시간이 멈춘 숲속으로 그가 다시 돌아와 그녀를 찾을까봐 그녀는 운명인 것처럼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텅 빈 숲속의 나무벤치
오지 않는 이방인의 체취를 그리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