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시편 서른 즈음에

이방인 시편
서른 즈음에

장성호

서초 고속도로변 오솔길
또 하루 저물어간다
오렌지빛 가로등이 축축한 어둠 점점 삼킨다
길 걷는 귀밑머리 허연 한 이방인
창백한 한쪽 다리 절면서 걷기와 쉬기 반복한다
매일 이별 연습하는 거 같다
그가 벤치에 앉아 상념에 젖어있다
젊은 시절 성난 파도처럼 사랑과 이별 반복한 게 자꾸 눈에 밟힌다
희미한 가로등에 기댄 나뭇가지들이
바람에 흔들거리고 있다
벌써 봄이 가고 여름이 오고 있다
그날 이후로 그가 보이지 않는다
숲 속에 이은미가 부르는 '서른 즈음에'노래가 동심원 그리며 퍼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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