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시편 푸른 꽃

이방인 시편
푸른 꽃

장성호

서초 고속도로변 오솔길
푸른 새벽을 걷는 그 사람
꿈 속에서 보았던 그 소녀를 찾아 나선다
푸른 안갯속에서 잠든 푸른 눈의 그 소녀
발바닥에 푸른 멍이 들도록 찾아나셨지만 보이지 않는다
푸른 한낮 느티나무 그늘에서
푸른 얼굴을 내밀던 그 소녀
푸른 밤에도 흐드러지게 핀
꽃들의 향연 속에서
푸르게 미소 짓던 달꽃 같은 그 소녀
오늘따라 푸른 안갯속에 묻혀 보이지 않는다
에로스와 파벨의 동화 속 푸른 사랑 이야기처럼 그 소녀를 애타게 그리워하던 그 사람
서른 즈음 두 갈래 길에서 방황했던 것처럼
오늘도 그 소녀 찾아 길을 나선다
푸른 바람이 분다
그 사람의 머리카락이 푸르게 선다
노발리스가 푸른 안개 머금은 이 오솔길을 거닌다면
마음속에 품은 푸른 꽃이 마치 번갯불에 드러나 듯 자기 내면의 눈에 보인다고 말할 것이다

H2
H3
H4
3 columns
2 columns
1 column
Join the conversation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