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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갈로르와 스팀잇 밋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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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잘 보내고 계실거라 생각합니다. 전 잘 보내지 못하고 있지만 고난의 틈바구니 사이에서도 꽃은 피게 마련이지요. 전 그 꽃이 글이길 바랍니다.

그간 밋업을 지지하면서도 너무 밋업에 대한 우려만 표한 것 같아 이번엔 밋업이 어떤 면에서 좋은 것인지 적어보려고 합니다.

의견이든, 환경이든, 인간관계든 항상 여러가지가 어우러져야 아름답고 원만한 법입니다. 항상 보면, 좋은게 좋은거지 하며 대립을 피하고 하나의 의견으로 통일시키려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은 결과를 나타내게 됩니다. 귀찮으니 뮤트라고 하지만 뮤트도 저런 행동의 결과와 크게 다른점이 없습니다. 지금 스팀잇에 상당히 많은 유저가 빠져나간 이유도 굵직한 의견들이 서로를 그냥 뮤트해버리고 넘어갔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어집니다.

제가 처음 정치와 사회에 대해 배울때 아버지가 알려주신 방법은, 보수와 진보 양측의 신문을 모두 읽는 것이었습니다. 그럼 어떤 사건을 마주함에 있어 양면을 두루 생각해 볼 수 있는 사고력이 길러지게 마련입니다. 어떤 사회적 현상이나 사건에 대해 나의 판단이 확실히 서지 않는다면 양면을 모두 접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찬반 양론이 갈리는 밋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번엔 좋은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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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국의 '실리콘 밸리' 하면 떠오르는 단어로 '혁신'을 떠올릴 것이다. 실리콘 밸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아도, 이곳이 혁신과 벤쳐의 근원지였다는 것쯤은 모두들 어디선가 들은 바로 이러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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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인도의 방갈로르라는 지역이 언제부턴가 '인도의 실리콘 밸리'라는 별명을 얻기 시작했다. 실리콘 밸리에 대한 인식으로 비추어 봤을 때 분명히 이들도 뭔가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무언가를 하고 있을 것이다.

이 방갈로르라는 곳은 현재 인도 지식인의 성지와 같은 곳이다. IT업종으로부터 시작해 갖은 인재들이 몰려들어 별명답게 실리콘 밸리를 이루어냈고 이젠 인도 청년들이 가장 살고싶어하는 도시 1위에 꼽힐 정도로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이렇게 혁신성으로 성공한 방갈로르나 실리콘 밸리의 공통점이 있다. 이 두곳은 인적자원을 소프트웨어로 사용해 성장하는 곳이다.

그런데 이 인적자원이란 것은 어디서 오는가? 인적자원은 말그대로 '사람'을 말한다. 어디 물류창고에 보관해두었다가 필요할때 운송서비스를 통해 배달하는 것이 아닌, '직접 걸어와서, 일할 마음을 가지고, 일에 필요한 지식으로 자신의 재능을 펼치는 사람'이 있어야만 비로소 사용가능한 인적자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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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자원이란 것은 특이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모이면 모일수록 더 고차원의 능률을 발휘한다. 이걸 보통 '시너지 효과' 라고 부른다. 방갈로르는 이러한 성질을 이용했다. 지금의 성과를 의도한 것인지는 몰라도 '모임'이 가지는 파워를 아주 성공적으로 사용한 것이다.

방갈로르의 성장 방식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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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아이디어의 다발들이 인재들을 만나 성장하면 다시 그것을 보고 새로운 인재들이 몰려든다. 그리고 그 인재들을 바탕으로 다시 더 커다란 아이디어들이 생겨나고 다시 새로운 인재들이 또 몰려오고...

그렇게 한 곳으로 사람들이 응집하기 시작하면 그 곳은 그 자체만으로 이미 폭발적인 브레인스토밍 포트가 되는 것이다. 물건들은 쌓아놓고 모아놔도 더 생기거나 발전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들은 모아두면 모아둘 수록 사고를 교환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들을 생산해낸다.

방갈로르나 실리콘 밸리는 이러한 인적 자원의 모임을 '지역'단위로 끌어올렸고, 그 덕분에 빛나는 성과를 이룩해내고 있다.

이는 스팀잇 내에 밋업과도 연관된다.


스팀잇은 밋업이 엄청나게 활성화 되어있는 커뮤니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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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쯤에 스팀잇을 시작했을땐 거의 카페 제이슨에서 하는 밋업이 전부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어떤 임계점을 지나자 갑자기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방갈로르와 똑같은 출발이다. 한번 폭발하기 시작한 인적자원의 모이고자하는, 서로가 서로의 지식에 섞이고자 하는 욕구는 쉽게 멈추지 않을 뿐더러 더 빠르게 증폭된다.

그리고 이 과정들이 지속되면서 이로인한 갖가지 성과와 부산물들이 나오게 되는데 그것 중 긍정적인 부분들이 바로 혁신의 씨앗이 된다. 이미 kr 커뮤니티의 스티미언들은 밋업으로 인해 엄청난 성과를 올렸다. 단순히 친목도모를 넘어서서 사업구조를 만들어내고 공원을 만들어 공익사업, 홍보사업까지 해낸다.

  • 한식하우스님의 뉴욕 스팀파크 프로젝트 (@hansik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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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가 스티미언들의 ART SHOP (@artshop )

이외에 @vimva 님을 축으로 한 심리학도 패밀리의 팟캐스트라던지, 이외에 스팀언팩이나 @wony 님의 작가집단, 기타 수많은 모임이나 밋업을 통해 나온 활동들을 본다면 인적자원들의 '모임'이 얼마나 커다란 시너지 이펙트를 줄 수 있는가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비록 방갈로르처럼 지역단위로 발전하려면 스팀잇 유저들이 하나의 도시에 모이는 steem city 같은 것이 만들어져야겠지만 지금 진행되고 있는 일련의 밋업들이 city수준으로 발전하기 위한 하나의 씨앗을 심고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너무 과한 행복회로같아 보이고 허황된 말처럼 보이는 건 맞다. 사실 장점을 더욱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있기에 과해보일수 있다는 것 또한 필자도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발담구고 속해있는 커뮤니티가 방갈로르처럼 커지길 바라는 마음이 허황된다면 어떤가. 그리 막연하지도 않다. 이미 위 사례들과 같이 상당히 많은 성과가 나와있는 상태로 밋업이 가진 시너지는 어느정도 막연하지 않게 입증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밋업이 스팀잇을 방갈로르로 만드는 모습을 보고싶다. 난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