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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찻집 화가story] 고흐가 밀밭을 사랑한 이유

고흐는 말을 꺼내지 못하고 몇번을 얼굴을 들었다 내렸다 하던 끝에 입을 열었다.

"진이! 나에게 시간을 좀 내줄 수 있겠소?"

황진이는 커피와 빵을 내놓으며 피식 웃었다.

"여긴 시간과 공간의 경계가 날아가버린 이야기찻집이죠. 얼마든지 가져가세요.
나의 모든 시간-빈센트의 것이랍니다. 그러고도 난 끝없는 시간 앞에 있죠.
어딜 가게요?"

그들은 찻집을 나섰다.
황진이가 그의 손을 잡으려했지만 그는 손을 주머니 속으로 숨기며 말했다.

"어제 당신이 나한테 한 마지막 말 때문에 손님 중에 상처를 입은 몇분이 있는것 같아요.
그런 말-너무나 고맙지만 이제 괜찮아요. 당신은 나만의 진이가 아니잖소?
그저...나와 함께 좀 거닐어 주면 되오."

황진이는 굳이 손을 그의 주머니에 넣어 그의 앙상한 손을 잡았다. 주머니 속은 바닥이 튿어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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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아! 여긴...당신이 사는 곳인가요? 너무나 평화롭군요!

고흐: 그런가요? 진이! 저게 밀밭이오! 아직 파릇하고 싱그럽죠?

황진이: 아! 빈센트!-환각을 가끔 본다던데..어떤 것을 보는거죠? 나 그게 궁금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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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 이건 당신에게만 하는 말인데...난 눈으로 사물을 보지 않소. 심장으로 본다오.
눈은 그저 밖을 향해 열린 카메라렌즈랄까? 보통 사람들은 그래도 눈으로 보려들고 바로 머리로 해석하지. 그래서 보이는게 얕고 천박한거요. 난! 보는 것에 있어선 진정 부자였소! 내가 보듯이 사람들이 볼 수 있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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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당신의 모든 그림은 바로 당신의 심장이 본것을 그린거군요?
그 소용돌이...그 끝없는 분열...앗! 비 와요! 비! 비! 비!

고흐: 비가 오니 당신 눈을 처음 보는 강아지처럼 좋아하는군요! 귀엽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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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비를 사랑하는 사람들은요 빈센트! 다툼을 싫어하고 미움을 싫어하고 질투를 싫어하는 사람들이죠. 모두 함께 비를 맞잖아요! 난 좋지만..당신은 춥지않아요?
이리 가까이 와요! 왜 그리 망설여요?
여긴 아무도 안보잖아요. 이 세상에서 오직 당신과 나만 있는 곳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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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 내가 해바라길 사랑한건-그 안에 태양의 생명력을 그리고 싶어서였소.
내가 붓꽃을 사랑한건-그 안의 푸름의 진동을 밖으로 결정화시키고 싶었던거요.
내가 밀밭을 사랑한건...왠지 아시오?

황진이: 아! 비가 멈췄어요! 순식간에 화창해지네요! 오.....밀밭이 익어가네요. 가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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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 푸름과 노랑이 어우러져 춤추는 밀밭! 그 곳에 비가 올때의 창연한 냄새! 그곳에 바람이 불적에 일렁거리는 노랑의 파도! 난 그보다 사랑스러운 것을 만나지 못했소 이 지구에선...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