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아나키즘.. 그리고 스팀잇

가입인사가 아닌, 정식 첫 포스팅입니다. 영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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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어느 언론사 '조직'이 보팅봇을 통해 자신들의 비전을 '실행'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대부분 비판적인 댓글이 달렸습니다. 2주 정도가 지났고 실험의 방향을 겸허하게 변경하겠다는 포스팅을 보았습니다. 제가 스팀잇 가입을 신청하고 수락받은 시기 즈음에 발생한 일이라서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초창기 중국 공산당이 생각났습니다. 당연히, 그 언론사가 공산당이라는 말은 아니지요. 현재의 스팀잇과 100년 전 파란만장한 중국 사이에 통하는 느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빅뱅의 시기랄까요.

초강대국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은 공산당이 곧 국가입니다. 현대 중국의 시작은 1921년 공산당 창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겨우 50여명으로 창당한 중국 공산당은 오랫동안 주류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중국 공산당이 중국을 접수했지요.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당시의 당원수는 전체 인구의 1% 미만이었고, 지금도 10%를 훨씬 밑돌지만 점점 1억 명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초강대국 중국을 이끌고 있지요.

20세기 초반 동아시아는 파란만장했습니다. 민주주의, 자본주의, 과학주의 등이 새롭게 이식되던 시절이었는데, 중국은 자의적 타의적으로 이상적인 사회 시스템을 '실험'한 대표적인 국가였습니다.

창당 당시 중국에는 다양한 신사상들이 존재했는데, 아나키즘을 지지하는 지식인들이 공산주의자보다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아나키즘과 볼셰비키 사이의 소위 '아나-볼 논쟁'은 유명하지요.

중국 공산주의는 왜, 어떻게 아나키즘을 이기고 역사의 승자가 될 수 있었을까요?
저는 공산당이 '조직'을 갖추고 '실행'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당시 공산당은 무산계급의 혁명을 통한 과도적 독재를 지향했고, 아나키스트들은 과도적인 독재 조차도 반대했습니다. 초기 공산주의자나 아나키스트 모두 각자의 비전을 갖고 있었지만, 공산주의자들은 생산과 분배를 주도할 조직과 규율을 만들었고, 아나키스트들은 태생적으로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조직을 갖추고 실행한 공산당이 중국 사회적 변화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여러 다른 이유들도 있습니다. 아나키즘이라는 사상이 워낙 정의 내리기도 모호하고 분파도 많아서, '사상'이라고 부를 수 없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심지어 장자(莊子)가 중국 아나키즘의 시초라는 주장도 있는데, 그렇다면 중국 아나-볼 논쟁은 선비들의 탁상공론일뿐입니다. 결정적으로, 제국주의 세력에 맞서며 중국 민족주의가 대세가 되는 과정에서 아나키즘은 당시로서 시대 착오적이었습니다.
(저는 아나키즘 지지자입니다. 나중에 다른 꼭지로 쓸 기회가 있을 겁니다.)

위의 언론사의 전략이 옳은지 아닌지는 뉴비로서 아직 모르겠습니다. 보팅봇 자체가 뭔지 아직 파악중이거든요. 그 글의 비판적 댓글들에 더 동의하는 입장이지만, "역사는 실행하는 자의 것"이라는 관점에서 위의 언론사에 박수를 보냅니다.

뉴비 플랑크톤으로서, "바람직한" 실행을 하는 분들에게 많은 플랑크톤님들이 지지를 보내시기를 개인적으로 희망하고, 그러한 플랑크톤님들의 조류에 고래님들이 훈풍을 불어주실 것을 개인적으로 희망합니다. 이미 그렇게 되도록 디자인된 스팀잇인데도 범생이 같이 또 희망합니다. 다양한 시도를 하는 "실행자"들이 나오길 바라고, 그 중에서 바람직한 실행자들이 많기를 기대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바람직"은 "선순환"을 의미합니다. 제가 그 선순환에 일조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를 포함한 스팀잇 유저들의 행동하는 미래를 응원합니다.

P.S. 오해 안 하시길 바랍니다. 공산주의 또는 중국 공산당이 옳다거나, 현재의 중국이 잘 하고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모택동이 죽인 사람의 수는 히틀러와 스탈린이 죽인 사람의 수보다 많았고, 등소평 전후로 중국은 이미 종래 자본주의보다 더 심각한 자본주의적인 사회가 되었으며, 일당 독재 중국의 시진핑은 개헌을 통해 평생 집권체제를 만들었습니다. 20세기 초의 중국과 공산당이 지금의 중국과 공산당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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