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 복귀를 알리는 번호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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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을 낙방했다. 배움의 기회라 생각하고 나름 즐거움 경험이기도 했다. 비록 선정되진 않았지만 사실 준비한 작품 자체가 시장성이 매우 적어서 가능성은 적을거라 예상했다. 한마디로 내 경력과 운빨로 어떻게든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던 것. 그러나 불쾌한 것도 몇몇 있었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휙휙 바뀌어버린 공모전 양식......분명히 3명을 선정하겠다고 해놓고 단 한 명만을 뽑고 "심사 기준에 맞는 이가 없었다."라는 주석까지....지원금 자체가 생각보다 컸다보니 실망감이 큰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나방파리 1화_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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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이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흙수저인 나는(흙수저란 표현을 좋아하진 않지만) 결국 평생을 쉬지 않고 만화만 그리다가 살게 될 것이고, 내 명의로 된 집도 한 채 장만해보지도 못 하고, 몇 십년이 지나고 부모님이 아프시기 시작하면 그 분들 뒷바라지를 하다가 저축할 돈도 없이 늙어가겠지. 라고. 그런 상황에 놓이지 않기 위해선 아직 젊을 때 이러 저러한 실패에 포기하지 말고 다 도전해봐야 한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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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동안의 쉬는 시간이 생겼지만 역시나 이것저것도 시도해보고 준비도 해야하니 맘 편히 쉴 수 있는 시간은 아니다. 부업의 압박이 또다시 다가온다. 웹툰을 그린다고 해서 굶어죽을 정도로 힘든 건 아니지만 정말 한 달 번 돈으로 한달을 버틴다. 저축을 위해서는 부업을 해야 한다. 스팀 스달의 시세가 참 도움이 안된다. 이러니 저러니 머리가 무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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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이 있다면 지금 연재하는 작품을 완결내기 전까지 최대한 많은 돈을 모아 두는 것. 그리고 완결이 난 후에 적어도 내가 진정으로 그리고 싶었던 작품을 그리는데 필요한 최소 2~3년을 일하지 않고, 혹은 생활툰 같은 간단한 그림체의 연재만으로 먹고 살면서 작업에 몰두하는 것. 현재로써는 그 목표치에 다다르기엔 한참 멀었다.
웹툰을 그리면서 병행하며 조금씩 조금씩 그려나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역시나 그러기 위해선 어시군에게 더 많은 수고료를 주면서 내 시간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것도 돈이 드는 건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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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방한 만화를 어디에 쓸지 모르겠다. 낙동강 오리알 신세. 시장성이 없으니 다른 포탈 사이트에 도전하기에도 애매하고. 고팍스 공모전에도 최대한 다른 작품으로 도전해보고 싶기 때문에 일단은 보류. 역시 이 친구가 갈 수 있는 곳은 내 스팀잇 블로그 뿐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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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재미있게도, 내가 이번에 낙방한 작품 역시 전개 형식이 포스트잇에 써진 숫자 1, 2, 3, 4를 마치 만화에 붙인 듯한 느낌으로 전개된다. 처음부터 스팀잇이 운명이란 소리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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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면 그만, 안되도 그만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낙방하고나니 역시 씁쓸함이 남는다.


드디어 이번 시즌도 끝나고 4주간의 짧디 짧은 휴재가 시작되었답니다. 오늘은 일찍자고 내일부터 본격적인 스팀잇 활동으로 돌아오도록 할 게요:) 그리웠어요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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