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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 유연했으면 한다

유연했으면 한다.

슬픔에 몸을 비집고 들어가는 고양이처럼

낯선 음지 속에서 오랫동안 웅크려왔던 모습으로

같은 무게로 견디고 싶다.

기나긴 밤에 소실되는 아침을

물끄러미 바라볼 수 있는 태도로

말을 아끼고 아껴

뜨겁게 데운 혓바닥의 온기로

거칠어진 상처를 핥을 수 있도록

나는 언젠가 빛나는 밤을 멸시할 수 있을 거라고,

조용히 기다린다.

여태껏 그래왔듯,

불 꺼진 내 방 침대 이불 밑에서 

가장 편안하게 방어할 수 있는 자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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