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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지식채널 e 신년기획 "타인" ( #1 나와의 관계 )

1월이 되고 기다리며 챙겨보고 있는 방송이 생겼어요-
모두들 잘 알고계실 'EBS 지식채널 e'인데요.

'나'와 다른 것을 참지 못하는 혐오의 시대, '나'와 '너'는 어떻게 우리가 될 수 있을까?
지식채널e에서는 1월 한 달 동안 '나'와 '타인'의 관계에 대해 고민해보는 '신년기획 타인' 8부작을 방송한다.

배우 문근영, 작가 김중혁,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 만화가 김보통씨의 인터뷰를 통해
'타인'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시리즈가 1월 한 달동안 방송중이랍니다.
5분 남짓의 영상이기에 유투브, 네이버 등에서 쉽게 볼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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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주, 배우 문근영의 진심 담긴 인터뷰로 화제가 됐었죠.
"타인이 되는 시간", "잘 알지도 못하면서" 라는 두 가지 클립이 방송됐어요-

지식채널 e 문근영씨의 인터뷰에서 공감했던 내용을 공유하며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


나 자신은 그 누군가에게 절대 다 이해받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람들이 끊임없이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해요.
'누군가를 이해한다'라는 표현을 쓰고
'이해받는다'라는 표현을 쓰는 행위들을 한다면
절대 쉽고 단순하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사실 살기에도 너무 바쁘니까
일일이 모든 사람을 다 곱씹고 이해하는 건 너무 어렵잖아요.

내가 너무 이해받고 싶었어요, 사람들한테.
그래서 이해받을 수 있는 캐릭터를 늘 하려했는데
사실은 너무 이해받으려고 애쓸 필요가 없고
그런 게 사실은 불가능한 거고
그것 때문에 상처받고 아파하는 내가 그동안 되게 바보 같았구나를 느끼게 되었어요.

나도 누군가한테 제3자이고, 타인이고, 조연이고
아무것도 아닌 존재일 수 있구나.
맞아, 그건 당연한 거였지.

Q :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과의 관계는 어때요?

아직은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예전에 비하면 서로가 서로에게 관심은 있어요.
가까워지려고 노력해요.

Q : 10년전의 인터뷰에서 누군가를 혐오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자기 자신이라고 답했던 근영씨, 지금은 어떤가요.

혐오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런데 혐오한 시간 동안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아직은 멀리 있긴 한데
이제는 조금 서로가 서로를 보는 것 같아요.

연기를 하고 배우로 지내면서 캐릭터라는 타인도 있었지만
사실 제 삶에는 너무나 많은 타인들이 있었거든요
너무나 영향을 주는 타인들이.
그 타인들을 미워하면 참 편했을텐데
그걸 못해서 자꾸 저를 미워했던 것 같아요.

그랬는데 지금은 그런 부분이
많이 달라지고 편해지고 좋아지다보니까
좀 더 그런 마음들이 생겨요.
어떤 다른 타인에 의해서보다
나로서 생각하고 나로서 느끼고 나로서 살고 싶다.


여러 이야기가 공감됐지만, 사실 내 마음에 남은 건 자기 자신과의 관계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래서 내 맘대로 '나와의 관계'란 제목을 붙여 돌아보고자 한다.

#나와의 관계 : 나를 위해 울기

'나와의 관계는 어떤가. 나는 나와 잘 지내고 있는가'에 대해 오래 생각을 하던 중
인터넷을 통해 우연히 한 책의 글귀를 보았다.
(@sleey 님이 올려주시기도 했던 도대체 작가의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라는 책의 구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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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 우는 것.
나는 눈물이 많아 이런 경험이 정말 많다.
버스와 지하철 그리고 택시에서 눈물을 참지 못해 고개를 푹 숙이고 운 적이 여러번.
보통 눈물과 콧물을 위한 휴지가 없었기에 내겐 모두 싫고 당황스러웠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삼청동 근처에서 눈물이 날 땐
평소 내가 좋아하는 라땡(라면이 땡기는 날)에 들어가 매운 짬뽕라면을 시켜놓고
흐르는 눈물과 콧물을 매움 때문으로 위장하며 울기도 했다.

내가 그렇게 울었던 날들을 생각하니
억울하게도 모두 가족, 남자친구 등의 '타인' 때문이었더라.

그리고 다시 기억을 더듬어
오로지 나 자신만을 위해 울었던 때를 떠올려본다.
아픈게 억울해서, 살아갈 게 막막해서, 나도 내가 이해가 안되서
혹은 그냥 우울했던 내 감정에 충실했던
여러 장면이 생각보다 선명하게 떠오른다.

내가 자신을 마주하며 대화했던 순간이 있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나를 위해 울었던 그 순간들만 떠오른다.
정말 힘들고 아파했던 나를 위해
기꺼이 울어줬던 내가 새삼스레 기특하고 고맙다.

가끔은 타인에 의해서 보다는, 나를 위해 울고 싶다.
앞으로도 나랑 잘 지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