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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2] 보헤미안 랩소디 - 책갈피로 갈무리해두고 싶은 인생

규님 덕에 '프레디 머큐리'에 대한 영화가 개봉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게 되었다. 우리가 잘 몰랐던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마지막.꼭 보고 싶었던 '보헤미안 랩소디, ' 개봉하자마자 영화를 예매했다. 영화는 한국에서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미 많은 사람이 영화를 보았고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넘쳐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 포스팅을 작성해야 하는 이유는 '프레디 머큐리'는 이렇게 차곡차곡 접어 기억의 서랍 속에 갈무리해두고 싶을 만큼 멋진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주변 인물의 삶으로 그저 흘려보내기에 아쉬울 만큼 매력적인 사람. 가만히 서서 찬찬히 살펴본 후 고이 접어 책갈피를 끼어 나만의 책 한 권에 담아두고 싶다.

영화의 80% 정도는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고 약 20%는 상상력이 가미된 픽션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속 '프레디 머큐리'라는 캐릭터의 인생에 내 맘대로 초점을 맞추고 쓴 점을 밝힌다. (스포일러 포함)


01 좋은 말, 좋은 생각, 좋은 행동


-I decided who I am(내가 누군지는 내가 결정해)

태어날 이후의 모든 기억을 간직하고 있을 것만 같고 자신의 운명을 이미 알고 있는 것만 같은 특별한 사람. 프레디 머큐리.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가뿐히 무시했다. 자기에게 가장 어울리는 이름을 만들고 성을 짓고 아무도 짓지 않을 독특한 이름을 밴드명으로 거침없이 선택한다. 그만큼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은 없다.

신실한 조로아스터교 후손이자 망명자인 가족 틈 아들 프레디 머큐리는 좀처럼 섞일 수 없는 존재다. 아버지는 뿌리를 잊은 채 성공할 수 없다며 프레디의 모든 걸 탐탁지 않아하고 프레디 또한 가족의 인정에 연연하지 않은 채 그 갈길을 간다. 늘 아버지가 버릇처럼 잔소리하는 '좋은 말, 좋은 생각, 좋은 행동'은 프레디에 관한 질책이며 속박이자 그의 존재에 대한 부정의 상징이다.

우여곡절을 겪은 후, 아무리 싸워도 멀어져도 여전히 가족이 있다는 깨달음을 얻은 프레디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말한다. '아버지의 말대로예요. 좋은 말, 좋은 생각, 좋은 행동.' 프레디로 존재하는 동시 아버지의 자랑스러운 아들이 될 수 있었다. 결국 프레디가 살고자 하던 생애와 아버지가 프레디에게 요구했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확인하는 뜨겁고 감동적인 화해. 생각보다 가족은 우리를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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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내 인생에 머물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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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영화>

어떻게 한순간 프레디는 메리를 알아본 걸까. 메리와 프레디는 마치 사랑하기로 예정되어 있던 사람처럼 서로의 삶에 흡수된다. 취향이나 스타일을 뛰어넘는 특별한 사람. 연인 이상의 관계. 미워도 멀어져도 헤어져도 서로에 삶에 머물 수밖에 없는 관계. 메리와 프레디. 메리는 다른 사람과 결혼을 했고 프레디는 사랑하는 다른 이와 함께했지만 그들은 여전히 서로에게 특별했다. 메리는 프레디의 평생의 사랑이다.

​나는 '반짝반짝 빛나는' 소설의 주인공처럼 메리가 프레디만을 사랑했다고 생각한다. 상대방의 성적 취향이 내가 아님을 알았을 때 세상이 끝나는 것 같은 절망감을 느꼈을 그녀, 비극이 예정된 관계, 무너지는 자존심보다도 프레디를 사랑했다. 그래서 마음이 찢어지게 아파도 인생에 머무르기로 택한 그녀의 사랑의 크기가 어마어마했는지 짐작조차 안 된다. 모든 걸 감당하고라도 옆에 머무르고 싶은 사람. 메리는 그렇게 프레디를 사랑했다. ​


03 자신을 사랑할 결심이 서면 그때 날 찾아와요.

프레디는 까탈스럽고 히스테리를 부린다. 성공한 프레디를 제지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적당히 그의 비위를 거스리지 않을 정도로 맞춰 주며 그를 이용할 따름이다. 우연히 파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튼 짐을 다른 이마냥 함부로 대하는 손길을 짐이 부드럽고 단호하게 거부한다. '당신은 친구가 필요해요.' 외롭고 공허한 우리 삶에는 채울 수 없다 해도 잠시 이야기를 나눌 친구가 필요하다. 친절한 친구는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대면할 용기를 준다.

이 동네에 짐 허튼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요?

​​죽을 때까지 친구이자 연인으로 솔직한 모습으로 그들은 사랑했다. 그래서 짧은 생 후회는 없다.

04 우린 부적응자들을 위해 연주하는 부적응자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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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이 그토록 많았어도 어딘지 항상 외로웠던 프레디. 단 한 번도 주류의 삶에 속해 본 적 없는 프레디. 그는 양성애자이고, 영국으로 망명 온 조로아스터교 사람이었고 교양 넘치는 집안에서 튀려고 하는 록가수다. 아니 록이 아니라고 손가락질받기도 하고 평론가는 언제나 그를 깔보았다. 안정감도 인정도 없던 천재 프레디의 인생, 특이하다 잘못되었다 본질보다는 자신의 추문을 쫓는 파파라치, 그가 믿을 건 음악과 팬. 그 외로운 삶을 치열하게 노래하는 순간이 가장 빛났고 살아있는 이유였다. 그래서 한 번이라도 외로움을 느꼈던 사람은 프레디 목소리에 위로를 받게 된다. 그래서 Queen은 세계적으로 성공한 밴드가 된다.


저는 영화를 보며 잘 울지 않습니다. 마음이 찢어지고 눈물이 흐를 것 같아도 눈물이 잘 나오지 않더라고요. 영화를 보고 돌아와 나무위키, 구글, 유투브를 보며 하루 종일 프레디 머큐리 생애에 탐닉했습니다. 팬이 아닌 제가 봐도 이 정도인데 Queen의 팬이었으면 얼마나 영화를 보며 얼마나 감회가 남다를까요. 끝으로 정말 재밌게 본 숨겨진 뒷 이야기 유튜브 공유합니다.

[보헤미안 랩소디] 프레디 머큐리는 고양이를 위한 노래도 만들었다? 알고나면 영화가 더 재밌어지는 뒷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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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영화>

P.S.Aide Live 보면서 배우의 디테일한 연기가 소름 돋더라고요. 얼마나 열심히 연습했을까요? 그 주먹을 쥐는 특유의 제스처와 몸의 움직임이 유사해서 놀랐습니다. 그리고 프레디는 왜 이리도 다리가 긴 걸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