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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 이야기] 연애 시즌 2- 이 사람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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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s to @dabok


썸 시즌

  1. 교회누나
  2. 썸이되기까지
  3. 그것은 썸
  4. 그 사람이 누나라면요


연애 시즌
1. 생각나는 대로 쓰는 추억


이전에 마음의 소리 라는 포스팅에서 내가 대학에 다닐 때 선교장학생이 되어 장학금을 받고 후에 병원에서 지정하는 선교지로 의료선교를 나가야한다는 걸 언급한적이 있다.(저의 예전 삶이 궁금하시다면 한번쯤 읽어보셔도 괜찮습니다. 안잡아갑니다. ) 그래서 웬만하면 교회 다니는 사람들과 교제(교회 용어로 연애를 가르킨다.)를 하려고 했다. 내가 선교 나가는 것에 대한 이해는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런데 만났던 이전의 남자 친구들(많지 않다.)에게 이 이야기를 하면 모두가 안가면 안되냐, 잘 다녀 와라 뭐 이런 반응이었다.
한명이야 교회를 안다니는 사람이었지만 두명은 교회를 다니고 있었던 사람이라 날 좀 이해해 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걍~ 무늬만 교회에 다니는 사람을 만났었는지도 모르겠다.

남자 친구와 교제를 하기 이전에 소모임에서 종종 나는 의료 선교를 나갈 것이다. 그래서 내 삶이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는 식으로 이야기 했었는데... 이상하게도 신랑은 내가 했던 이야기들을 들은 적이 없었나 보다. 하긴.. 나이 차이가 좀 나서 그룹이 좀 갈리긴 했다. 그래서 난 의료 선교에 대해 남자 친구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해서 따로 말한 적이 없었고, 남자친군 그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그러다가 사귄지 얼마 안되었을 것이다. 1월 26일에 사귀기 시작했다니깐... 한달인가 두달 좀 안되는 때에, 갑자기 병원 선교 복지회에서 이메일이 왔다.
방OO에 있는 병원으로 의료 선교를 갈 수 있겠냐는 메일이었다. 그땐 한참 신앙심으로 불타고 있었을 때라 남자친구에게 상의도 하지 않고 당연히 가겠다 답장을 보내고 나서.. 남자친구에게 말했다.

나 방OO에 있는 병원으로 의료 선교가라고 연락 받았어. 가야 할 것 같애.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남자친구가 당연히 내가 가야하는 사실을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 별 생각없이 말했던 것이다. 그런데... 남자친구는 멘붕에 빠졌던 것.

결혼을 전제로 교제를 하기 시작했는데... 뽀뽀도 해 놓구선.... 사귄지 며칠이나 됐다고 방OO으로 간단 말인가. 라고 생각했단다.
아무튼 난 그 말을 던져놓고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남자친구를 만났다. (남자친구와 나는 근처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그래서 수시로 왔다갔다했다.) 난 그새 방OO에 대해선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남자친구가 나한테 방OO이란 나라에 대해 나한테 브리핑을 하기 시작했다.
인구는 몇이며, 내가 가는 곳은 날씨가 어떻고, 거기에 한국 커뮤니티는 규모가 어떻고 그래서 본인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까지를 나에게 말해주고 있었다.

아... 이 남자... 뭐지?
새롭다.

그래 그 나라에 대해 이야기 해주는 건 뭐 내가 간다니깐 그렇다치지만... 본인이 할 수 있는 일까지 찾아보는건 뭐지? 그래서 남자친구에게 물었다.

자기야.. 같이 가려고?

당연하지. (사귀기 시작하고 며칠 뒤부터 바로 말을 놓고 호칭은 자기야로...)

아... 심쿵.

난 이래 저래 신이 났다. 미국에서 RN 시험에 통과하고, 간호사 해 보겠다고 토플 공부를 하면서 있었으나, 사실 공부보단 교회 생활이 우선이었고 아르바이트가 주가 된 삶을 살고 있어서 시험 점수가 영~ 오르질 않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계속 하고 있던 찰나에 이 막막한 상황을 벗어날 수도 있고, 마음의 짐처럼 살면서 내내 날 무겁게 짇누르고 있던 과업을 해결 할 수도 있으며, 더군다나 남자친구까지 든든하게 같이 따라가겠다 나서니...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그런데 그 다음날 또 이메일이 왔다. 방OO말고, 카OO에 있는 병원으로 가는 게 어떻겠냐고...
그래서 냉큼 남자친구에게 말했다. 그러곤 다시 저녁에 남자친구를 만났는데...
이번엔 카OO이란 나라에 대해 브리핑을 했다. 역시 자기가 거기에 가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까지 조사를 했다. 내가 가야하는데 나보다 그 나라에 대해 더 열심히 조사하고 나에게 알려주는 모습이라니...

멋진 놈이었다.
그래...
이 사람이라면...
내 남은 생을 같이 살아도 좋겠다...
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남자가 지금 내 옆에서....

애들을 다 재워 놓고 게임을 하고 있다. 귀여운 것.

나중에 결혼하고 나서 알게 된 일이지만 신랑은 조사하여 알려주는 병이 있다. 요즘도 나에게 여러가지에 대해 설명과 브리핑을 엄청 해준다. 내가 그다지 관심 없어 하는 것까지도...
다~ 결혼 하려고 그게 멋있어 보였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