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content was deleted by the author. You can see it from Blockchain History logs.

I'm so exhausted.

몸이 힘들어서 그런가.
기운이 빠지니 기분도 우울하다.

집이 있고 돈이 있으면 행복할까, 하고 생각했다.
나는 미래를 위해 부를 축적해야 할까? 부유하면 행복할까?
회의적인 듯한 투로 생각했다.
그런데 곱씹어 보니 난 부유한 것, 혹은 부유해지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것 같지 않았다.
내가 부유하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앞으로도 부유해질 수 없다는 확신 때문에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나도 모르게 부에 대해 회의적으로 생각함으로써 나를 위로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를 테면 이렇게.

부유한 사람들.
원래부터 부유했던 사람들이든, 자수성가했든.
원래부터 부유했던 사람들은 태어나 보니 금수저였으니 나와는 태생부터가 다른 삶. 그런 사람들의 부에 관해서는 생각할 필요도, 부러워 할 필요도 없다. 사회 구조를 탓하거나 그렇지 않다면 불쌍하게도 나의 부모를 탓하는 결론에 도달하겠지.
자수성가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모든 자수성가한 사람들이 그렇지는 않았겠지만, 악착 같이 벌어서 악착 같이 모으는 형태의 삶은 내가 원하는 삶과 거리가 멀었다. 이런 부분은 사실 오빠와 오래 함께 지내면서 내가 녹아든 생각인 것 같긴 하다. 아무튼 거칠게 말하자면 그렇게까지 해서 돈을 모아 부귀영화를 누린들 행복할까, 하는 생각.

그런데
내 마음의 소리에 좀 더 기울여 보니 그 안에는 질투, 부러움 같은 생각이 놓여 있는 것 같았다.
물려 받은 재산이 많아 미래에 대한 고민이 없는 (혹은 더 불리기 위해 고민이 많은) 사람이든 자수성가해서 돈이 많은 사람이든.
물질적으로 부유한 사람들의 삶에 대한 부러움, 시기 같은 것이 마음속 깊이 들어 앉아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의 축적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나마 나를 자위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고는 곧 슬퍼졌다.
지금에 만족하고 지금 가진 것 안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여전히 남의 물질직인 부유함을 탐하고 있다는 생각에 괴로웠다.
나는 요즘 줄곧 이런 마음 때문에 괴로운 것 같다.
내가 갖지 못한 것에 대한 탐욕. 내가 가질 수 없는 것을 갖고 있는 사람에 대한 시기질투.
그런 마음은 늘 괴롭고 나를 힘들게 한다.
그런 것들로부터 마음이 자유로워지고 싶다.
내 속에 있는 어두운 마음들을 들여다 보게 되면 늘 슬프다. 속상하다.
내가 작아진다.

문득 궁금해진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혹은 나와 같지 않더라도 자신의 그릇됨에 괴로움을 느낄 텐데,
다른 사람들은 이런 괴로운 마음을 어떻게 다스릴까.
그랬더니 훌륭한 사람들의 글이 얼마간 도움을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이런 마음에서 시작하는 공부라면 정말 온몸으로 즐거워하며 뛰어들 수 있겠다, 싶다.

돈이 많아야 하는가, 돈을 축적해야 하는가.
여기에 대한 해답을 당장 구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오늘의 이 괴로운 마음을 늘 간직해야할 것 같다.
더 공부하고 나를 더 단단히, 내 삶에 흔들리지 않을 지표를 굳건히 세워야겠다, 하고 생각해 본다.

오늘은 그만 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