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노무라 리포트] 8. 일본의 마지막 숙제, 인구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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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과 트럼프의 역사적 만남이 합의되었습니다. 어제 포스팅에 남-북, 북-미 해빙은 아베에게 지독한 독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 포스팅을 한 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이런 역사적 대 사건이 발생한 걸 보니 정치판 돌아가는 속도는 때론 코인시장 싸다귀를 후려갈길 정도로 빠르다는게 새삼 실감났습니다. 뭐 선의로 유명하신 그 분의 정치생명도 한 방에 갔지만 말입니다.

이런걸 보면 참 무상하다 해야할지... 여튼 아베 내각의 발등에는 불이 떨어졌습니다. 시진핑 주석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 모든걸 조율한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살짝 띄워주기만 하면 트럼프는 기뻐하며 이게 다 내 덕분이라 할 것입니다.

어찌되건 15일이라는 데드라인 안에 트럼프에게 큰 정치적 선물을 안겨줬으니, 트럼프 입장에선 슬쩍 져 주는 척 하면서 한국 관세를 풀 명분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중국과 일본은 속이 좀 타겠군요. 게다가 일본의 무역에서 당장 금속이 차지하는 분량만 생각해 봐도, 트럼프에게 뭔가 바칠 건덕지가 없는 아베 입장에선 골치가 아파지겠죠.


2016년 기준 일본의 수출 구조입니다

뭐, 일본의 차기전투기 사업인 F-3 프로젝트의 명줄이 팔랑거리는 와중에 F-35A 추가구매(약 100여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을 홀리기 위한 기사를 흘리고는 있는데, 일본 입장에선 기술이전을 당최 해주지를 않는 미국이랑 같이 전투기 사업을 하기는 껄끄러워 할 것입니다. 그냥 트럼프에게 '우리 너네 전투기 사 줄 수도 있어' 하는 싸구려 흔들기죠. 90식 전차에서 검증된 자체 기술력으로 열심히 자체개발이나 더 해보라고 박수를 드려주고 싶습니다.

상술한 대로, 과거 일본 경제의 가장 큰 동력이자 현재 일본 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는 바로 제조업입니다. 문제는 이런 제조업의 위기에는 저출산, 고령화 진전에 따른 인구 감소가 결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베 내각은 이런 인구 위기에 대해서는 뚜렷한 해법을 전혀 내놓지 못했습니다. 2012년부터 지금까지 내내 말이죠.

특히 이런 문제가 대두된 것은, 우습게도 아베 자신이 실행한 아베노믹스 때문이었습니다. 90년대의 버블 붕괴로 인한 불경기로 노동 시장의 수요가 쪼그라들어 있는 와중에는 노동가능 인구의 감소가 크게 사회적으로 문제되지 않았었죠. 그런데 아베노믹스가 시행되면서 경기부양으로 인해 취업자 수가 늘어나자 인구문제가 급격히 대두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 시기와 단카이 세대団塊の世代, 2차대전 후 태어난 1차 베이비 붐 세대의 정년시기(65세)가 겹치면서 인구문제는 큰 사회문제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미국이 일본보다 펀더멘털이 튼튼하다 할 수 있는 점은, '미래 인구'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위 그래프에서 짐작하실 수 있겠지만, 총 인구 중 생산가능인구(15세 이상 65세 미만)의 비율이 줄어들수록 주거용 부동산 가격은 줄어듭니다. 접근성이나 넓은 면적 등으로 인해 고가의 주택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이지요. 공급은 계속 있지만 말입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부동산이라는 중요한 자산시장에 큰 충격이 올 수 있습니다. 일본 정부 입장에서는 꾸준히 노동인구를 유입시켜야 했죠. 거기서 찾아낸 첫 번째 해답이 '여성 취업'이었습니다.

90년대까지만 해도 결혼 후 출산을 한 일본 여성들은 복직을 하는 경우가 대단히 드물었습니다만, 현재는 복직하는 경우가 굉장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딱히 기업이 경력단절 여성의 커리어패스에 관심을 가져서가 아닙니다.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적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런 추세는 전업주부의 비율을 현저히 낮췄고, 동시에 보육시설에 대한 수요 증가를 가져왔습니다. 지금까지 딱히 필요가 없다고 여겨진 보육시설 인프라이기에, 아베 정권은 무언가 열심히 확충하려고 하고는 있지만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게다가 노동가능 여성 인구 역시 줄어들고 있기에 미봉책에 불과하죠. 급격히 투자했던 보육 인프라가 허공에 떠버릴 가능성도 큽니다.


우리나라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더 급하면 급했죠

이런 노동시장 수축은 기업들로 하여금 정규직 채용을 높이게 했습니다. 지금까지 채용 확대에 소극적이었고 비정규직 위주로 채용하던 것과 정반대의 현상을 보이게 된 것입니다. 이런 노동시장 변화는 저실업→평균소득증가→평균구매력증가→일본의 가계와 기업에 활력 부여라는 재미있는 흐름을 보이며 지금의 일본 경제 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높아지는데 기여했습니다. 소위 '경기 변동 수준의 안정화'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일본의 노동시장 변화에서 나타나는 경기 진폭의 안정화는 한국과 반대입니다. 한국은 오히려 청년층 중심으로 노동시장이 경색되어 있지요. 일본의 움직임에서 우리는 어느 정도 한국 경제의, 고용 상태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인구 절벽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어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들기 전까지는 당분간 저고용과 비정규직 위주의 채용이 계속되리라 볼 수 있는거죠.

물론 한국은 전세라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제도와 더불어, 참여정부 때 빡빡하리만큼 올랐고 이번 정부에서 더 조이고 있는 LTV와 DTI라는 부동산 시장에 걸린 강한 브레이크가 있어서 일본만큼의 부동산이 과도하게 평가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노동시장이 균형점에 올 때 까지 불황을 겪더라도, 자산 시장이 급격히 붕괴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거라고 볼 수 있는 셈이죠. 물론 자전거래를 통해 가격을 끌어올린 일부 과열지구의 부동산은 급락할 가능성이 큽니다.


LTV, DTI 강화에 이어 갭 투자를 조지려는 강력한 의지입니다

지금까지의 결과를 보면 일본의 인구 절벽이 묘하게 시장의 안정과 성장을 가져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만, 장기적으로 봐서 이런 현상은 좋지만은 않습니다. 인구가 줄어들면 그만큼의 인재 풀이 줄어드는 것이고, 줄어든 인재 풀은 새로운 프로젝트의 수주나 R&DResearch & Development, 연구 개발를 위한 인력의 감소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인구 감소가 피할 수 없는 절벽이라면, 적어도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다양한 기술 도입으로 노동 시장에 근본적인 변혁이 가해져야 하는 것입니다. AI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은, 사람의 일자리를 잃게 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만 근본적으로 인구가 줄어들어도 생산력을 유지하기 위함이라는 것에서 더 큰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사람이 해야 할 일, 사람밖에 할 수 없는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그리고 한국의 노동시장이 새롭게 변해가야 할 길이자 우리가 미리 준비해두어야 할 길을 알려주는 지표가 바로 저는 지금의 노동시장에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가장 커다란 힌트이자 롤 모델은 바로 지금 우리가 보는 Steemit.com에 있다고 봅니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일인 지식 생산, 지식 공유, 그리고 커뮤니티 활동이지요.


블락체인이 낳을 새로운 민주주의, 기대되지 않으십니까?

일본의 인구절벽과 경제적 팽창,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다시 이루어질 부동산 하락이라는 시나리오를 보면, 그리고 우리나라가 이를 따르고 있다는 것을 보면, 노동 구조와 노동이라는 개념의 대변혁은 세계적으로 나타날 흐름이라는 것을 쉽게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심도있는 포스팅을 할 기회가 있겠습니다만, 저는 그 노동 개념의 변혁을 지식노동에서 찾습니다. 단순 'Know-How'의 습득이 아닌, 'Know-Where'의 공유와 지식의 선별이라는 부분으로 노동은 변모해 갈 것이라 봅니다. 그리고 이는 블락체인이라는 시스템 속에서 새로운 민주주의를 탄생시킬 큰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블락체인을, 암호화폐를, 그리고 탈중앙화된 지식 큐레이팅 소셜 플랫폼인 스팀잇을 지켜보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노동 시장에서 변혁을 준비하는 여러분과 모두 함께 손을 붙잡고 가고 싶어 하는 이유입니다. 우리는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습니다. 그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보고, 하루 하루 변하는 차트에 흔들리기보다 더 큰 미래를 바라보며 여러분과 함께 그 미래를 준비하고 싶습니다.

제가 글 말미마다 '늘 함께 가자', '이 길은 보이지 않는 새로운 길'이고 '필요한 때를 위한 작은 행운'을 늘 강조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하루 하루에 지치지 마시고, 우리의 길이 남들이 따라올 길이라 생각하며 비록 어둡다 할지라도 손을 붙잡고 같이 천천히 나아가길 바랍니다. 그리고 웃으며 떠나갔던 것 처럼 미소를 띄고 돌아와 마침내 평온하기를 바랍니다.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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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더 이상 탈출구는 없다. 일본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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