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감에 의한 단타는 성공할 수 있을까 ?

그저께 오랜만에 꿀잠 자느라 포스팅을 건너 뛰었는데 어제 퇴근하고 집에 와보니 대부분의 가상화폐가 20~30% 이상 하락하고 BTC 가격이 $9,000을 위협하는 등 초보 투자자의 멘탈로 버티기 힘든 장세라고 판단하여 아주 급하게 포스팅을 하나 했습니다.

저의 시장 의견은 $9,000이 저점으로 반등할 것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리적 약세장에서 추가 악재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는 말씀 드렸습니다. 다행히 하루만에 다시 $10,000로 반등에 성공하였고 저점을 다지는 바람직한 장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보통 이런 식으로 가격을 직접적인 수치까지 제시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처음 하락장을 겪는 분들이 분명히 패닉에 빠졌을거라는 판단이 있었습니다. 같이 놀자며 머리채를 잡아 당기는 아이들과 씨름하며 겨우 포스팅했기 때문에 글의 내용이 좀 빈약했더라도 양해를 부탁 드립니다.

가끔 제가 제시하는 수치들이 매우 잘 맞는 경우가 있는데 산신령님의 신통력 덕분이거나 우연의 일치라고 말씀 드리기는 하나, 좀더 부연하면 저는 시장에서 수집된 빅데이터를 통계적 처리하여 흐름을 분석하는 마켓 인덱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무슨 대단한 노하우라도 될거라 오해하시면 안되고, 통계가 뭔지 모르고 단순히 컴퓨터를 켜고 마우스 클릭할 줄 알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단순한 일입니다. 몇 년전부터 이런 툴들이 많이 나왔는데, 시장에서 수집된 많은 데이터를 범주화하고 어떤 것이 독립변수인지, 종속변수인지 그 민감도는 어떤지를 매우 쉽게 분석해 줍니다. 다만,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하는 것 자체가 집념의 노가다가 필요하기 때문에 저도 요즘엔 업데이트를 잘 하지 않습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모눈종이에 점 네개랑 선 그려놓고 "회귀분석"이라고 써놓으면 CEO한테도 보고되는 대단한 통계적 분석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기술과 툴의 발전으로, 이 복잡한 가상화폐의 수많은 변수 분석은 우리 6살 딸 아이도 할 수 있는 일이 되었습니다.

서론이 또 길어졌습니다. 오늘은 직감에 의한 단타가 지속적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저의 의견을 간략히 말씀 드려 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예"입니다. 본인의 직감에 의한 단타로 꾸준히 높은 수익을 내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런 분들 존경합니다. 멀리 있지 않고 제 글에 댓글 다시는 분 중에도 저의 시장 전망에 본인의 직감을 더하여 저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내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럼에도 저는 단타를 추천하지 않는데, 이는 두 가지 능력이 필요하며 그 중 하나는 정상인의 범주를 넘어서야 하므로 확률이 극도로 희박하기 때문입니다.

첫번째로 "직감"이란 것은 즉흥적 심리적 기분상태가 아니라 오랜 경험을 통한 확률적 접근입니다.

운전하시는 분들이 아는 얘기를 해보지요. 자신의 차와 앞 차 사이에 차가 추가로 들어올 공간이 없는데 옆의 차가 이쪽 선으로 붙으면, 경험이 있는 분들은 쉽게 직감하십니다. "아, 저 차가 이쪽으로 들어오고 싶은데 공간이 없구나" 그럴 경우 앞 차와의 거리를 벌려 옆 차가 들어오도록 하거나 앞 차와의 거리를 좁혀 본인의 뒷자리로 들어오게 배려해줍니다. 들어올테면 와봐라, 나는 나만의 길을 간다, 라는 생각으로 운전하시면 남들보다 잦은 사고를 유발하시게 됩니다.

국도에서 시속 80km로 1차선을 달리고 있는데 300m 앞 2차선에 있던 대형 SUV 한대가 브레이크를 밟으며 약간 왼쪽으로 붙습니다. 경험이 있는 분들은 쉽게 직감하십니다. "아, 저 차가 1차선을 물고 우회전 하려고 하는구나" 그런 판단에 따라 속도를 줄입니다. 이런 직감이 없는 사람들은 상대방이 1차선으로 느릿하게 들어오면 더 속도를 내어 2차선으로 추월을 하다가 대형 사고를 냅니다.

이는 가상화폐를 비롯한 다른 투자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랜 경험을 통해 A와 B의 사건이 관찰되면 다음은 C가 일어난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습니다.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경험이 쌓이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저도 여기까지는 90% 이상의 확률로 예측할 수 있습니다.

scalping.gif

그런데 문제는 두 번째에서 발생합니다.

바로 "철인의 멘탈"이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절대 고수더라도 100% 확률로 맞춘다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사전에 정해둔 룰에 따라 본인의 판단이 틀렸다고 판단되면 미련없이 바로 손절매하고 유유히 술 마시러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게 말이 쉽지, 인간의 본능과 위배되므로 제가 보기에는 거의 만명에 한명이나 가능한 일입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본인의 능력을 과신합니다. 그래서 높은 확률로 수익을 내다가 이번의 투자에서 본인의 예상과 다른 일이 발생하면 먼저 "그럴리 없다"라는 현실 부정 단계에 진입합니다. 갑자기 시장이 폭락합니다. 패닉에 빠집니다. 시장이 더 폭락합니다. 눈이 뒤집히고 있는거 전부 패닉셀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자신이 팔자마자 시장은 반등하여 날라 갑니다. 이런 일을 한번이라도 겪고 나면 경험 기재에 의한 생존 본능 때문에 그나마 가지고 있던 첫번째 능력을 잃게 됩니다.

원숭이가 투자해도 50% 확률로 단타 수익을 낼 수 있는데, 이러한 이유로 인간은 그보다 훨씬 낮은 성공 확률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도 강박증이 있기 때문에 한번 본인이 예상한 일이 어긋나면 현실 부정 단계에서 벗어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그러다 패닉셀합니다. 오래 전 대학시절에 이런 일 몇번 겪고 속에 천불이 나고 밤잠을 설치면서 이 길은 나의 길이 아니다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러한 단타의 스킬을 수학적 알고리즘으로 구현한 제임스 다이먼스 회장 같은 사람은 시장이 오르던 내리던 항상 수익을 냅니다. 연봉이 2조원이 넘어 뉴스에도 났었습니다. 그런데, 전세계에 한 명 있는 사람입니다.

본인을 과대평가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그저 시장에서 한발자욱 떨어져 어디에서 돈이 쏟아질지 잘 본 뒤에 소쿠리를 들고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쏟아져 들어오는 돈 다발을 쓸어담기만으로도 힘에 부치는 개인 투자자입니다.

p.s. (너무 많은 관심과 더불어 억측도 많아지는 것 같아 내용 삭제합니다.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죄송합니다.)

p.s. 뮤비 보아주시고 댓글 남겨 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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