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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bymaker]석파정, 그곳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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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파정(石坡亭)은 부암동에 있는 흥선대원군의 별서에 있는 정자인데 이 정자덕에 별서 자체도 석파정이라고 부른다. 원래 이 석파정은 철종 때 영의정을 지낸 김홍근이 지은 것인데 집 뒷쪽 바위에 새겨져 있던 삼계동(三溪洞)이라는 글자를 따서 삼계동정사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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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 자락에 있는 이 별서를 보면 누구나 여기서 살고싶어할 것 같다. 흥선대원군도 예외는 아니었던지 김홍근에게 이 별서를 팔라고 하였으나 말을 듣지 않자 막 왕위에 오른 고종에게 이곳을 다녀오라했고 이후 김홍근이 '임금이 놀다간 곳에 신하가 살 수 없다'고 하여 이 별서를 찾지 않자 흥선대원군이 사들인 것이다.

사실인즉 겁박당하여 뺏긴 것이나 다름없으니 속으로는 분기탱천했겠지만 겉으로는 체면치레라도 할 수 있었으니 그나마 다행이었을까? ㅎㅎ 어쨌든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게된 대원군이 탐을 내었을만큼 이 석파정은 그렇게 아름다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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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엔 넓은 암반과 작은 계곡이 흐른다. 집 안에 있으니 다른 이들과 공유할 필요가 없는 나만의 자연이다. 더 이상 어떤 사치가 있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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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암반에는 이런 글씨가 새겨져 있다.

소수수련암(巢水雲簾菴) : 물을 품고 구름으로 발을 치는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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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의 계곡을 건너 숲속으로 들어가면 돌로 포장된 오솔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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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오솔길을 따라가다보면 계곡에 자리잡은 석파정(정자)을 굽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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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파정(정자)은 청나라의 영향을 받은 중국식의 정자인데 우리나라 정자와는 많이 다른 양식을 따르고 있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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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 바닥도 나무가 아닌 돌로 되어 있어 이국적인 느낌이 물신 풍긴다. 솔직히 정자 자체는 그렇게 아름답지 않으나 계곡 바로 위에 내려앉은 품이 이채롭고 정자에 앉아 있으면 그야말로 자연 속에 들어앉은 기분이 난다.

석파정(정자)을 지나 다시 별서의 앞마당으로 나오면 수백년된 반송이 과객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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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땡볕에도 넉넉히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줄 것 같은 반송이 이 별서의 품위를 한껏 높여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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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별서에는 지금도 살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 아쉽게도 안채까지는 들여다 볼 수가 없다. 돌담을 따라 뒤로 돌아가보니 안채 지붕 너머로 인왕산 봉우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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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런 곳에서 살고 싶지 않은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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