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카이 2일째

7시 30분에 알람을 맞추어 일어났다.
피곤했는지 침대가 편해서인지 한번도 깨지 않고 푹 잤더니 컨디션이 어제보다는 좋다.
조식을 먹으러 아래로 내려갔다.
아직은 옅은 햇빛이 바다를 내리쬐고 바람은 살랑거렸다 .
조식은 생각보다 별로여서 실망했지만 그림 같은 풍경이 모든걸 채워주었다.

오전에는 방에서 글을 쓰고 12시쯤 나와 선베드에 누웠다.
구름이 거의 없는 맑은 날씨다.
바다는 잔잔한 물결이 굽이친다.
30여분 수영하고 책 읽는걸 반복했다.

지금은 오후 6시 무렵이다.
이제 해가 수평선 위에 2센치 정도 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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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부셔 똑바로 쳐다볼 수 없지만 작은 동그라미가 빛을 토해내고 있다.
눈을 깜빡일때마다 여러개의 동그라미 잔상이 뚜렷하다.
해가 조금씩 내려가는 모습이 어찌나 속도감 있던지.
문득 고대 그리스 때 지동설을 주장한 천문학자, 아리스타코스의 통창력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우리는 아직도 해가 떨어진다고 표현하지 지구가 빨리 도네라고 표현하지는 않으니..
인간은 여전히 세상의 중심이고 싶어하나 보다.
해가 떨어지자.. 저 멀리 수평선 근처의 구름은 보라색도 붉은색도 아닌 그 스펙트럼 어딘가의 묘한 빛으로 물든다.
수평선에서 멀어질수록 하늘은 더욱 짙고 무겁다.
구름은 미동도 하지 않고 그 자리에 있다.
바다는 여전히 수많은 잔물결이 일렁인다.
석양을 등에 업은 수많은 물결의 그림자가 집으로 돌아오는 듯 하다.
이제 보트를 타며 놀고 수영하던 사람들도 천천히 돌아오고 있다.

18년 03월 01일, White Beach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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