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스팀마을이 생기기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오래전의 일들을 전해들은 것이라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혹은 들은 걸 잘 기억하고 있는지 확신은 없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마을이 생긴 시점을 기준으로 각각 "스팀전"과 "스팀후"로 구분하여 부릅니다.
스팀전의 아주 먼 옛날로 돌아가봅니다. 그 시절 사람들은 "돈"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필요한 물건이 생기면, 집에 있는 물품을 가지고 시장으로 나가서 다른 물건으로 교환하곤 했죠. 얼마나 많은 물건이 시장에 나오는가에 따라서 교환 비율이 정해졌습니다. 평소에는 물고기 한마리를 얻기위해 쌀 1됫박정도면 충분했는데, 풍년이 들어 쌀이 흔해지면 쌀 2됫박을 줘야 겨우 물고기 한마리를 얻을 수 있는 식이었죠.
쌀은 꼭 필요하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은 조금씩이라도 쌀농사를 지었고, 그로 인해 쌀로 교환비율을 표현하는 것이 일상화 되었습니다. 교환비율이라는 것은 참 오묘해서, 누가 정해주는 것도 아닌데 어떤 것이 그 해 농사가 잘 되었는지 안되었는지 시장에 나가서 교환비율만 보면 금방 알 수가 있었습니다.
어느 마을엔가에 최진사라는 큰 부자가 살았는데 그 사람은 어찌나 물고기를 좋아하던지, 시장에서 팔고 남은 물고기를 그집에 가져가면 반드시 사주었다고 합니다. 쌀 풍년이 든 어느핸가? 물고기 장사꾼이 여느때와 다름없이 남은 물고기를 최진사댁에 가져갔죠. 하지만 이미 쌀은 넘치도록 많이 있는 상태라, 쌀 1말을 내년에 받을 수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최진사는 그렇게 해주었죠. 종이 한장에 10됫박 하고 쓴후 도장을 찍어서 내년에 가져오면 된다고 말이에요. 그후론 많은 사람들이 최진댁에서 쌀대신 종이를 받아왔습니다. 쌀보다 가벼운데다 벌레를 먹을 일도 없었을 뿐더러 필요하면 최진사댁으로가서 쌀로 바꿀 수도 있었지요.
이제 사람들은 시장에서도 쌀 대신 그 종이문서를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물고기 장사꾼 뿐만아니라 과일 장사꾼들도 편리함 때문에 그 문서를 받고 싶어했죠. 때로는 쌀 10됫박을 받을 양의 과일을 종이문서 9 됫박만 받고 팔기도 했으니까요. 종이문서를 원하는 사람이 많아지자 종이문서의 가치가 올라간 것이죠.
많은 사람들니 쌀 대신 종이문서를 집에 저장해 놓고 있다보니 실제로 최진사댁으로 다시 돌아오는 문서의 양은 많지 않았답니다. 최진사는 이제 쌀이 없어도 그 문서를 써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느해엔 최진사 집의 큰 보수가 필요했는데 이때 최진사는 스스로 문서를 발행해서 문건을 사고 집을 수리해보았습니다. 실제 거래가능한 쌀보다 종이 문서가 더 많아진 것이죠. 하지만 시장에서는 그 종이가 곧 쌀이기 때문에 쌀가격이 폭락하는일이 벌어졌습니다. 깜짝 놀란 최진사는 얼른 집에 있는 물건을 시장에 풀어 그 문서들을 회수했죠. 곧 쌀 가격은 다시 안정을 찾았습니다. 최진사는 함부로 많은 양의 문서를 발행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죠. 대신 티안나게 조금씩 조금씩 문서를 발행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렇게 몇 세대가 지나자 이제 사람들은 종이문서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시장에서는 오로지 종이문서로만 거래가 되었죠. 심지어 그 종이가 최진사댁에서 발행된다는 것도, 쌀로 교환가능하다는 것도 잊은 채로 말이에요. 이제는 시장에서 쌀을 사기 위해서도 그 종이가 필요했고 더이상 종이에 쓰여진 1됫박은 쌀을 의미하는게 아니었죠. 사람들 그 종이를 "돈"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한 사람이 보석 광산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발견한 보석의 이름다움에 매료 되어 쉬지 않고 보석을 채취하는 일에 매달렸지요. 그러다 배가 고파져서 보석을 들고 시장으로 나갔습니다. 보석을 팔아 밥이라도 사먹을 생각이었는데 사람들의 반응이 예상보다 좋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보석을 맘에 들어하는 몇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들 마져도 보석에 높은 가격을 쳐주지는 않았죠. 하지만 그는 주린배를 채우고 다시 광산으로 떠나고 배가 고플때만 시장으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그 사람에 대한 소문이 퍼졌고, 보석을 구경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습니다. 사람이 몰리자 보석의 가격이 올랐지요. 몇몇은 보석에 반해 광부가 되었고, 몇몇은 근처에 머물며 보석을 계속 구경하다가 때로는 보석을 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저 구경만하고 다시 떠났지요. 보석의 가격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구요. 그렇게 사람들이 모이고 떠나기를 반복하면서 스팀마을이 생겨났답니다.
스팀마을 사람들은 보석이 숨겨진 가치를 되찾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최진사댁의 "돈" 대신 마을의 보석이 그 자리를 차지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1편 : 스팀마을 이야기
2편 : 스팀마을 이야기 - 대공사
안녕하세요. 굳헬로 @goodhello 입니다. 오늘은 가을을 맞이하여 가을에 잘 어울리는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