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거병과 위청은 흉노의 본거지를 습격하고 그들의 땅을 정복한, 중국사에 매우 드문 전공을 함께 세운 한나라 장군들이다.
[곽거병과 위청의 진군로, 우주를 뚫을 기세다]
곽거병은 황제의 인척이었을뿐 아니라 고작 18세에 전공을 세운터라 오만방자했고 행동에 거리끼는 바가 전혀 없었다. 또한 천상 귀족이라 일반 병사들이 처한 상황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한 번은 황제가 병사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수십 승의 수레에 음식을 담아 하사한 적이 있는데 곽거병은 이를 조금 맛본 뒤 땅바닥에 모두 버렸다. 근데 당시 병사들 중에는 식량이 부족해 굶어 쓰러지는 사람도 있었다.
반면 위청은 노예 출신으로 장군이 된 입지전적 인물로, 언행이 늘 조심스러웠으며 아래 사람을 돌볼줄도 알았고 사람됨도 어질었다.
하지만 병사들 사이에서 인기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곽거병이 높았다. 장군으로서 곽거병의 카리스마는 높게 평가된 반면 위청의 태도는 아무에게나 아첨을 떠는 것으로 폄하되기 일쑤였다.
비슷한 이야기는 다른 곳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근세 영국군 장교들은 대부분 귀족 출신이었다. 하지만 일부 병이나 부사관 출신 평민들이 공을 세워 장교로 임관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얼핏 생각했을 때 병사들은 자신들과 같은 출신으로 전장터에서 구르며 경험을 쌓아 임관한 이들의 말을 더 잘 따랐을 것 같지만 현실은 정 반대였다고 한다. 병사들은 귀족 출신 장교를 선호했고, 평민 출신 장교들을 무시하며 그들의 지휘를 받는 것을 거부하곤 했다.
사람의 본성이란 그와 같은 것이다. 사람은 본디 자신보다 높은 자리에 있다고 생각되던 사람에게는 작은 지위나 돈을 얻어내기 위해 굽신거리는 것을 꺼려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인간이 가장 견디지 못하고 분개하는 일은 자기와 같거나 또는 못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을 떠받들어야 하는 상황에 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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